효리네민박2 8회 _비건 떡만두국과 파스타

Posted by Gloria Ming
2018. 3. 28. 15:59 비건 생활 정보

 

역시나 이번주도 본방사수를 했다. 그런데 하필 도중에 친구에게 전화가 와서 결국 중간부분부터는 재방으로 챙겼다. 보검이와 윤아 알바직원은 이미 7회에서 비주얼부터 운전, 요리, 청소, 빨래, 심지어 고양이 배설물 치우기까지 민박직원으로서 최강능력을 지닌 환상의 조합임을 입증했다.

 

이날은 아침부터 체크아웃하는 손님들이 세 팀이나 됐다. 그런 손님들을 위해 전날 밤 늦게까지 손님들을 챙기고 민박집을 정리하느라 늦잠을 자고만 알바직원들은 분주하게 조식을 준비했다. 조식메뉴는 떡만두국_

 

떡국은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설날에 먹는 음식이기도 하지만 한국인들이 평소 한 끼로 즐겨먹는, 왠만한 분식점 메뉴판에서도 보이는 음식이다. 이 떡국에는 취향따라 재료를 다양하게 넣어먹어도 좋은데 추운 겨울에 위축된 활력을 북돋아주고 원기를 돋구기 위해 인삼과 대추를 넣어 끓이기도 하고 만두를 넣어 풍부한 식감을 더해주기로 한다. 나는 간단하면서 든든한 콘셉트로 만두를 넣고 마지막에 오메가-3를 많이 함유하고 있는 들깨가루를 뿌려주었다.

 


보검이는 떡국에 육수를 베이스로 하던데 난 우선 양파와 파, 송이 버섯 등의 채소를 넉넉히 넣고 끓이다가 비건 맛나니(표고버섯과 양배추, 당근 등이 주성분인 순식물성 조미료의 애칭)와 간장, 죽염으로 감을 맞췄다. 물론, 좀 더 정성을 들이려면 채수를 따로 끓여서 활용하면 더욱 깊은 국물맛을 낼 수 있다.

 

그리고 민박집 손님 중 비양도로 백패킹을 떠났던 남자 셋이 놓친 해돋이는 시야가 탁 트이는 시원한 바다풍광이 대신했다. 여행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즐거운 것. 이 팀을 제외하고 모든 손님을 보낸 민박집에서 임직원들은 깨끗하게 맑게 자신있게 청소와 뒷정리를 마치고 늦은 점심으로 파스타를 먹었다. 알리오올리오 같다. 알리오올리오는 기본적으로 마늘과 올리브유로 조리하고 소금으로만 간을 하는 요리라 비건 요리라고 해도 좋다. 그런데 전에 난 이 알리오올리오를 되게 어려운 요리인 줄 알고 감히 도전해볼 생각을 못하다가 작년에 인터넷에서 보고 이렇게만 해도 맛이 난다고 하며 의심을 품고 오기로 요리했다가 너무 맛있어서 왜 진작 해보지 못했을까 하는 괜스런 억울함을 혼자 호소했던 기억이 난다.


고대 부근 비건카페 '달냥'에서 먹었던 비건 파스타


여기서 잠...


파스타스파게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이탈리아 요리로 친숙한 스파게티(Spaghetti). 하지만 스파게티는 그 가짓수만 가지고도 책 한 권은 채울 만큼 다양한 파스타의 한 종류일 뿐이다파스타(pasta)란 밀가루를 이용해 만든 국수 형태의 음식을 통틀어 일컫는 말인데경우에 따라서는 밀가루 외에도 메밀가루라든지 밤가루보리가루 등 다른 곡식분을 이용하기도 한다. 스파게티 가늘고  모양을 가진 면의 이름으로 이탈리아어 이란 뜻의 스파고(Spago)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비건버전으로 파스타요리를 할 때는, 파스타 면 중에는 반죽에 계란이 들어가는 게 있으니 이 점을 주의해서 성분표기를 확인하고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꼭 고른다. 토마토소스 파스타의 경우, 요즘 시중 마트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비건 채식에 알맞은 파스타용 토마토소스를 구해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요리하기가 간편하다. 꼭 'vegan'이나 'vegetarian' 표기가 없더라도 다음 이미지처럼 우유나 닭육수 같은 동물성이 전혀 들어 가지 않은 토마토소스도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크림파스타의 경우에는 우유나 생크림 대신 두유나 식물성 생크림, 생캐슈넛 등으로 비건 버전 요리를 할 수 있다.  


한끼 식사 대용 2인분 레시피>>


재료: 파스타면 2인분, 양파 1개, 두유 270ml, 양송이 버섯, 뉴트리셔널 이스트 2큰술(선택적), 죽염


만들기_

 1. 면을 끓는 물에 넣고 적당한 시간만큼 익혀서 물을 뺀다

 2. 면을 조리하면서 동시에 양파와 버섯을 취향에 맞게 썬 다음 포도씨유를 살짝 두른 팬에 죽염을 살짝 뿌려 2-3분 볶아준다

 3. 양파와 버섯을 볶은 팬에 두유와 뉴트리셔널 이스트를 넣고 죽염으로 간을 맞추어 끓여준다

 4. 3을 약불로 맞추고 여기에 물을 뺀 파스타면을 넣어 잘 섞어준 후 후추를 살짝 뿌려 서빙하면 끝! 


이날 민박집 손님으로 어린 아들과 함께 새를 관찰하기 위해 왔다는 중학교 과학 선생님이 처음 새로 등장했다. 이 부자(父子)는 민박집 임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후 바로 제주도 철새탐사에 나섰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금등리 앞바다. 한때 소금밭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평평한 암반들을 제외하면 서해안의 염전과 같은 지형으로 돌담을 쌓아서 물이 들어올 때 가두어 놓고 천일염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탐조부자를 흥분하게 만들었던 새가 있었으니 바로 멸종위기 야생조류 2급으로 분류된 노랑부리저어새. 그만큼 보기 힘든 새인데 그것도 첫날 탐사에서 만나다니 이 부자는 정말 잘 살아온 듯 하다!

 

그리고 제주에서 직접 웨딩 촬영을 하러 왔다는 결혼을 앞둔 연인. 내 친구 둘도 웨딩 촬영을 제주에서 했더랬다. 한 명은 제주에 살기 때문에, 한 명은 제주 풍광이 좋아서. 내가 해외로 많은 지역을 여행다닌 건 아니지만 그래도 유명하다는 관광지 몇 곳을 여행한 적이 있는데 제주가 결코 그런 해외 유명 관광지에 뒤지지 않는 절경과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걸 난 보증한다. 그래서 제주가 신이 주신 본래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번성할 수 있도록 환경을 보다 신중하게 관리되길 진심으로 기도하고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