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채식 뭣이 중헌디?! 먹는 게 중허지~ 1탄

Posted by Gloria Ming
2018. 4. 5. 22:57 비건 생활 정보

채식을 시작하면서 하루하루 무엇을 먹을 것인가는 늘 숙제같았다. 처음엔 뭘 먹어야 할지 몰라서 나중엔 너무 먹을 게 많아서_
라면과 만두, 김밥, 떡볶이와 같은 분식부터 과자와 초콜릿, 아이스크림과 같은 간식거리, 피자와 각종 파스타, 버거, 버섯스테이크 등의 서양식, 된장찌개와 빈대떡, 갈비맛찜(콩고기로 가능)과 같은 전통 한식까지 이젠 웬만한 먹거리들을 마음만 먹으면 비건채식으로 해먹거나 사먹을 수 있다. 다만 특정 식품이나 식재료들은 아직까지 어디서나 판매하지는 않기 때문에 바로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거나 특정 지역에 있는 해당 식당까지 발품을 팔아야 노력이 다소 필요하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비건채식 식단의 가장 기본이 되는 과일과 채소, 곡물, 견과류, 두부 등은 동네 슈퍼마켓이나 마트에서도 언제든 살 수 있는데 다만 우리가 쉽게 채식 먹거리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뿐이다. 게다가 거의 비건채식에 가까운(요즘엔 무슨 고급화 전략이라며 계란이나 우유를 넣어 만든 떡을 팔다보니 떡도 잘 알아보고 사먹어야 한다) 떡을 파는 떡집도 왠만한 동네엔 한 가게 이상 자리하고 있다. 사실 나도 간식으로는 꼭 과자나 아이스크림을 먼저 떠올리고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라면이나 콩고기 요리를 찾게 된다. 신선한 제철 딸기와 4계절 먹을 수 있는 수입 바나나도 영양많고 맛있는 간식거리이며 냉이와 두릅, 취나물 같은 봄나물은 두부조림과 함께 훌륭한 한 끼 반찬이 될 수 있는데도 말이다.
휴일을 맞아 거실 쇼파에 앉아 TV채널을 돌리다가 윤식당2 마지막회가 걸렸다. KBS ‘12 프로에서 참 난 사람일세 싶었고 꽃보다-‘ 시리즈부터는 나영석PD의 팬이 되었다. 삼시세끼 시리즈와 신서유기, 윤식당1까지 나영석PD는 방송예능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자신만의 색깔이라기 보다는 자신이 만드는 프로그램에서 각 출연자의 개성어린 캐릭터들를 잘 살리고 동시에 함께하는 스태프들이 자신의 재능을 잘 발휘하여 조화롭게 잘 어울리게끔 만들어 별볼일 없는 것에서 독특함을 찾아내 상쾌한 재미까지 선사하는 신기한 재능을 가진 연출자란 생각에 존경하는 마음까지 품게 됐다.
그런 그의 최신작인 윤식당2인데, 이상하게도 난 효리네민박이 더 재미났다. 같은 시간 대에 방영되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냥 딱히 별로 챙겨보지 않게됐다. 물론 간혹 어쩌다 본 적도 있지만 그게 다였다. 윤여정 선생님과 이전무, 윰과장, 서주니의 조합은 서로 궁합이 잘 맞았고 스페인 가라치코란 섬마을이 아기자기하게 예뻤고 한국인 없는 마을에 한식당을 차린다는 콘셉트도 흥미로웠지만 여튼 이번 마지막회를 보니 그간의 추억을 되짚어보던데 하루 장사를 위해 준비했던 메뉴 중에 가장 많이 남은 음식은 잡채(덕분에 임직원들은 매일 저녁 잡채를 원없이 먹었다고), 가장 많이 팔린 메뉴는 아이스크림을 얹은 호떡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스페인 현지에서 마지막날 서주니가 끓여서 대령한 라면과 젊은이의 혈기를 더 채우려 만들었던 홈메이드 버거까지 나의 비건 레파토리는 여기서 또 샘솟았다!
잡채와 호떡은 나의 최애 메뉴에 속하는데 채식뷔페나 특별한 행사에 가지 않으면 외부에서 비건으로 사먹기는 참 어려운 음식들이다. 그래서 집에서 해먹게 되는데 특히 요즘 봄을 맞아 봄나물로 반찬을 자주 해먹게 되어 이를 활용한 간편 ‘비건 봄나물 잡채를 만들어볼까 한다. 여기에 윤식당2에서 나왔던 마더소스를 활용하면 좋겠지!(마더소스 재료 내용물을 보니 비건이길래)



당면 한줌 기준 레시피>>
재료: 당면 한 줌,  양파 1/2, 당근1/3, 송고버섯 4개, 나물반찬 있는 만큼, 집간장, 죽염, 유기농설탕, 국산참기름, 포도씨유(또는 해바라기씨유), 윤식당 마더소스('물 2컵, 간 마늘 1/4컵, 간장 2컵, 설탕1컵, 후추 1t, 양파 1개, 사과&배 각 1/2개씩)
만들기_
1. 마더소스는 양념을 믹서기에 모두 넣고 곱게 갈아 준다.(남은 소스는 밀봉해서 냉장고에 보관하고 콩고기를 활용한 비건 불고기 버거나 콩불고기덮밥 요리를 해먹어도 맛있음)
2. 당면은 삶지 말고 물에 2시간쯤 불려준다.(그러면 면발이 더 쫄깃쫄깃)
3. 양파와 당근 송고버섯은 채로 썰어 기름 두른 팬에 죽염으로 살짝 간해서 볶아둔다
4. 물에 불려진 당면을 적당한 길이로 잘라 기름을 두른 팬에 넣고 약한 불에서 볶기 시작하는데 여기에 마더소스를 나누어 넣어주면서 간을 맞춘다. 당면이 팬에 달라 붙지 않도록 물을 약간씩 수저로 넣어가며 촉촉하고 부드럽게 볶아준다.
5. 봄나물로는 돌나물, 참나물, 취나물, 냉이, 원추리 등이 있는데 이 중에 집에 반찬으로 해놓은 나물을 활용해 볶아놓은 모든 재료와 함께 후춧가루와 깨소금, 참기름을 약간 넣고 휘릭휘릭 섞어 준다. 이때 마더소스를 입맛에 맞게 추가하면 끝!
*시중 당면 중에 키토산과 같은 동물성이 들어간 것이 있으니 원료명을 유심히 살펴보고 고르길!


한국인의 대표 전통간식 중 하나로 알았던 호떡이 알고보니 중앙아시아에서 유래된 거라고. 터키, 인도 등지에서 먹는 빵인 '난'이 호떡의 기원이다. 개화기 때 중국에서 건너온 화교들이 호떡을 팔면서 우리에게 사랑받는 간식으로 거듭났다니... 궂이 호떡의 유래를 들먹거린 건 호떡이 본래 비건이었지 않을까 하는 짐작에서 알아본 거였다. 그런데 일단 인도의 '난'에서 비롯된 것이고 우리나라에 들어와 '떡'이란 호칭이 붙은 걸 보면 처음엔 찹쌀이나 밀가루에 물만 넣고 반죽하고 거기에 설탕 소를 넣어 뜨겁게 구워 먹던 간식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비건음식이었을 거란 추측이다. 그런데 최근에 인사동에서 유명한 옥수수호떡이나 부산의 씨앗호떡 등에는 우유나 다른 동물성 성분이 불필요하게 들어간 것 같아 걘적으로 안타깝다. 여튼 윤식당2에서 호떡을 보니 한동안 먹지못한(길거리에서 파는 호떡은 대부분 우유가 들어갔거나 정확히 성분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서ㅠㅠ) 호떡이 눈 앞에 아른거린 바람에 인터넷에 비건으로 먹을 만한 호떡이 없는지 열심 검색질을 해본다. 그러다 성분이 비건스러운 호떡 발견! 게다가 바로 구워먹으면 되는 편리성까지!! 바로 결제로 넘어갔다. 하지만 먼저 실제 제품을 받아 먹어보고 포스팅할 예정이다. 그리고 블로그 후기를 보고 비건임을 확신한 한살림표 '찹쌀 호떡가루' 제품! 단, 제품명에서 알 수 있듯이 집에서 반죽하고 설탕 소는 따로 준비해서 직접 팬에 구워 만들어 먹어야 한다는 점~
라면은 요즘 마트에 가면 비건채식라면을 쌀이나 우리밀 면으로 판매하는 제품을 종종 볼 수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는 컵라면과 인스턴트 짜장면까지 종류가 더 많다. 비건인지 아닌지를 더 확실히 하고 싶을 때는 비건채식 전문 쇼핑몰에서 구매하면 된다. 비건채식 라면 하나만 있어도 떡라면, 만두라면, 라면스파게티, 라볶이, 비빔라면, 라면샐러드까지 다양한 메뉴를 만들 수 있다. 어쨌거나 가공식품이라 너무 자주 많이 먹는 건 권하고 싶지 않다. 그렇지만 라면의 중독성 있는 맛은 사실 나도 그 유혹을 쉽게 뿌리치지 못해서 나름 머리를 쓴 게 좀 더 건강하게 먹기 위해 라면을 끓일 때 각종 채소를 넉넉히 넣어 먹거나 라면 스프 반 된장 1/3Tsp 정도로 간을 해서 먹는 방법이다. 


그리고 한국에도 비건 채식 버거용 패티가 있다는 사실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르더라. 인터넷 검색창에서 비건 버거라고 검색만 해도 비건 패티가 몇 종 뜬다. 또는 정식 비건 버거용 패티가 아니더라도 콩햄이나 버섯스테이크를 활용해 먹어도 괜찮다. 또는 윤식당1에서 나왔떤 불고기 버거처럼 콩불고기를 활용해 비건 불고기 버거를 해먹어도 정말 맛있다. 그리고 비건 버거를 먹을 수 있는 매장이 서울에는 야미요밀(합정동)과 러빙헛 스마일조(개포동), 달냥(종암동), 허거스(이태원), 플랜드(이태원), 하이미소(응암점)이 있고 부산에는 콩스버거(주례동)와 무무버거(남포동)가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