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롯의 거미줄>과 지은이 '엘윈 브룩스 화이트'의 다른 두 작품

Posted by Gloria Ming
2018. 5. 2. 23:16 비건 관련 도서

예전에 어린이 영어독서지도사 과정을 밟을 때 담당 강사님이 어릴 적 가장 감명깊게 읽었던 영어원서책이 [Charlotte’s Web]이라고 하셨던 기억이 난다. 난 책보다 영화로 먼저 만났다. 영화 <샬롯의 거미줄 2006>에는 2001년작 영화 <아이 엠 샘 I am Sam>으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에 꼬마 히로인으로 각인된 다코타 패닝Dakota Fanning 12살 보다 씩씩한 초딩 이미지로 등장한다. 또한 거미 샬롯의 목소리 역은 대배우 줄리아 로버츠Julia Roberts 가 맡았다. 당시 난 채식(vegetarian)을 하고 있던 터라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 ‘어떤 동물도 죽음에 태연할 수 으며 모든 생명은 고귀하다에 매우 공감했다. 그러나 이 영화의 원작 동화가 있는 줄은 한참 후에야 알았다.(창피하지만 그 정도로 초중고 시절 책을 별로 안 읽었다는;;;)

 

나중에 영어원서로 읽게 된 [샬롯의 거미줄 Charlotte’s Web] 표지에는 ‘WINNER OF THE NEWBERY HONOR’란 글이 박혀있었는데 뉴베리 아너 수상작이란 뜻이다. 영화를 본지 거의 10년이 지나 읽으려니 순간 샬롯이 주인공 돼지의 이름이었는지 표지에 나온 소녀의 이름이었는지 헷갈렸다. 그런데 헙! 제목에 나와있는 거미줄을 친 장본인, 바로 거미였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책 제목이 [샬롯의 거미줄]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된다.

 

여기서 잠깐만!

뉴베리 상(Newbery Medal) 해마다 가장 뛰어난 아동 도서를 사람에게 주는 상으로 아동 도서계의 노벨상이라 불린다. 미국 아르아르보커 출판사 프레더릭 G. 멜처 제정했으며, 아동용 도서를 처음 18세기 영국 출판인  뉴베리 이름을 따서 지었다. 1922부터 처음으로 시상되었고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더불어 최고의 아동 문학상으로 꼽히고 있다. 상은 최우수 아동용 그림책을 그린 미술가에게 주는 칼데콧 함께 미국도서관협회의 연례총회에서 주고 있다. 상은 뉴베리상 메달과 뉴베리 아너 상으로 나뉘며 중복 수상이 가능하며 수상 작가는 미국 국적을 가진 사람이거나 미국에 거주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제한이 있다.

 


영화에서는 다코타 패닝이 연기했던 소녀 펀Fern은 아버지가 약골로 태어난 새끼돼지는 골치덩이라며 죽이려 하자 다음과 같이 말하며 아빠를 말린다.

“But it’s unfair. The pig couldn’t help being born small, could it? If I had been very small at birth, would you have killed me?”

펀의 이 호소력 있는 말과 용기있는 행동은 이 동화 전체에서 가장 근본적인 주제를 드러낸다. 결국 펀은 새끼 돼지에게 윌버Wilbur’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직접 우유병을 물려가며 정성으로 키운다. 하지만 한 달이 되었을 때 윌버는 사촌 집인 주커만 씨네 농장에 맡겨져 자라게 되고 펀은 그런 윌버를 만나러 매일같이 놀러간다.

윌버가 옮겨간 외양간은 아주 컸지만 외양간의 양도 거위도 쥐고 친구가 되어주지 않자 윌버는 외로움에 지쳐 겨우 잠드는데 잠결에 “I’ll be a friend to you. Go to sleep you’ll see me in the morning”라는 말하는 목소리를 듣는다. 그렇게 이 동화의 또 다른 주인공인 샬롯Charlotte’이 등장한다. 샬롯은 똑똑하고 지혜롭고 다정하며 현명한, 그야말로 윌버에게 최고의 친구가 되어준다. 윌버도 샬롯이 매일 점점 더 좋아진다.

그렇게 행복한 나날을 여름을 보내고 나이든 양이 살이 찐 윌버를 보며 점점 살이 쪄갈수록 햄이나 베이컨이 될 운명과 가까워지는 거라는 충격적인 말을 꺼낸다. 실의에 빠진 윌버에게 샬롯은 절대로 죽게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말한다.

“SOME PIG”

샬롯은 외양간 문에 이슬이 초롱초롱 맺힌 이른 아침, 이 글자를 거미줄로 짜놓는다. 주커만 씨와 주민들은 신의 계시라고 생각하고 윌버를 대단한 돼지라고 여기게 된다. 샬롯의 계획대로! 사람들이 식상해질 무렵 템플턴이란 쥐의 도움으로 샬롯은 잡지책의 한 모퉁이에 있는 글자를 보고 다음 글자를 다시 거미줄로 짜놓는다.

“TERRIFIC”

윌버는 정말 근사해보였다. 곧이어 샬롯은 비누포장지에 적힌 “RADIANT”를 보고 거미줄로 짰고 윌버는 정말 대단하고 근사한 돼지에서 눈부시기까지한 돼지가 되었다. 그리하여 윌버는 크리스마스 고기가 되는 불행을 피하고 마을축제에서 올해를 돼지를 뽑는 경연대회에 나가게 된다. 하지만 이미 많이 늙고 쇠약해진 샬롯은 조용히 이별을 준비하며 윌버에게 마지막 선물을 주기로 계획하는데...

 

비록 가공된 이야기이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샬롯의 우정어린 행동을 통해 생명의 경이로움과 희생정신으로 잔잔하지만 깊은 감동이 밀려온다. [샬롯의 거미줄]은 또한 타임즈지 선정 역대 최고의 청소년 책 100권에 선정되었다.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 The Dark Knight Rises, 2012>에서 배트맨 역할을 맡았던 크리스찬 베일이 어린 시절 책을 보고 채식을 결심했었다고 한다. 그리고 내가 참 재미있게 봤던 영화 <유브 맛 메일 You’ve Got Mail 1998>에서 맥 라이언이 연기했던 여주인공 캐슬린이 운영하는 아동 전문 서점 ‘The Shop Around the Corner’와 캐슬린 집에 액자로 [샬롯의 거미줄]표지가 걸려 있었다. 특히 캐슬린의 서점에는 [The Trumpet of Swan 트럼펫 부는 백조, 루이][Stuart Little 스튜어트 리틀] 책도 나란히 진열되어 있었는데 이 책들의 유명세를 알려주는 대목이다.

 

이들 세 권의 작가는 웰윈 브룩스 화이트 E. B. White’.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웰윈 브룩스 화이트는 코넬 대학교를 다니며 데일리 선지의 편집장을 지냈고, ‘뉴요커지의 편집인으로도 오랫동안 활동했다고 한다. 지은이 화이트는 농장에서 수십 마리의 동물을 키우며 살았는데 이 동물들 대부분이 그가 쓴 동화에 등장한다. 세 작품이 전부인데 모두 리얼리즘과 판타지를 결합한 작품으로 지금도 아이들의 마음 속에 사랑과 우정,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웰윈 브룩스 화이트의 1945년작 [스튜어트 리틀]1999년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영화가 더 많이 알려져 있는 편이다.(도서관에서 이 책을 찾을 수가 없다;;) 어느날, 리틀(LITTLE)씨 부부(휴 로리 / 지나 데이비스 분)는 스튜어트라는 조그맣고 사랑스러운 새앙쥐 스튜어트를 뉴욕5가에 자리한 자신들의 갈색 벽돌집으로 입양해 데려온다. 그러나 리틀 부부의 귀여운 아들 조지(조나단 립닉키 분)와 애완 고양이 스노우벨 처음엔 반기지 않는다. 스튜어트 또한 하루 빨리 리틀 가족에게 적응할려고 노력하지만 처음부터 쉽지가 않다. 가족으로부터 외로움을 느끼던 스튜어트는 스노우벨의 추격을 받다가 우연히 조지의 공작실에 들어가게 되고 공작실에서 조지가 만들다가 중단한 배를 완성시 태워달라고 부탁하면서 급기야 센트럴 파크에서 열리는 요트경기에 출전하게 된다. 출전한 요트 경기에서 스튜어트의 도움으로 우승한 조지는 드디어 그를 동생으로 인정하고 스튜어트 또한 진정한 리틀 가족으로서의 기분을 알게 된다. 하지만 스노우벨 질투로 인해 스튜어트 결국 곤경에 처하는데... 꼬마 배우는 정말 귀여웠는데 되려 애니로 나오는 새앙쥐 스튜어트는 뭔가 어른스런 느낌, 이유는 목소리 연기를 어른이 한 바람에;;; 여튼 지금봐도 감동과 교훈이 있는 뛰어난 어린이 영화이다!

 


그리고 1970년작 [럼펫 부는 백조 루이]는 영어원서로 읽었는데 분명히 이야기책인데 책 속 표현들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마치 시를 읽는 듯한 느낌으로 읽혀지는 참 흥미로운 책이었다. 캐나다의 깊은 숲속 작은 연못에 한 백조 부부가 정착해 새끼를 친다. 그 중에 다른 백조들처럼 트럼펫 소리를 낼 수 없는 장애를 가진 루이란 아기 백조가 어려움을 이겨내고 어른 백조로 성장해가는 이야기가 주된 줄거리이다. 몬타나에서 캐나다 숲으로 캠핑을 왔던 샘이란 소년이 이 백조 가족과 알게 되는데 나중엔 백조 가족이 겨울을 나기 위해 몬타나로 이동해오면서 루이와 샘은 재회한다. 어쩌다 샘과 함께 학교에 가게 된 루이는 글도 배워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게 된다. 하지만 사랑하는 백조 세레나와는 글로 소통할 수 없다. 그런 루이를 위해 루이의 아빠 백조는 도시의 악기 가게에서 트럼펫을 성공적으로 훔쳐다 준다. 트럼펫을 받아든 루이는 이런저런 시도를 하다가 결국 부르는 방법을 알게 되지만 아버지가 트럼펫을 훔쳤단 사실에 그 빚을 갚기 위해 ㄷ시 샘을 찾아가는데... 


루이가 장애에 굴하지 않고 용기를 내어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헤쳐나가는 부분도 감동이지만 루이의 아빠가 자신에게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고 마음에 상처를 받은 루이를 달래며 함께 도와주겠다며 용기를 북돋우는 장면과 루이에게 목소리를 찾아주고자 큰 결심을 하고 사람들이 사는 도시에 난입하는 장면에서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 어린이보다 어른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 이유도 그래서이다.


“Remember that the world is full of youngsters who have some sort of handicap that they must overcome. Youapparently have a speech defect. I am sure you will overcome it, in time. There may even be some slight advantage, at your age, in not being able to say anything. It compels you to be a good listener. The world is full of talkers, but it is rare to find anyone who listens . . . therefore my son be of good che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