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끈끈한 정을 이야기하는 애니무비 <코코CoCo 2017>
역시 디즈니는 가족의 끈끈한 정을 놀랍도록 다채로운 스토리로 풀어내는 재주가 탁월하다. 이번에는 미국의 이웃나라인 멕시코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조상을 모시는 풍습과 친척까지 엮어서 사후세계까지 이어지는 대가족의 스케일이 그 전편들과 또다른 신선함을 선사하고 다양한 캐릭터의 활약으로 재미를 더한다. 주인공 미구엘(안소니 곤잘레스 Anthony Gonzalez)이 사는 산타 세실리아는 가상의 마을이고 미구엘이 우연히 들어가게 된 ‘죽은 자들의 세상’ 또한 상상 속에나 존재할 법한 곳인데 둘 다 매우 현실감있고 생동적으로 그려 놓았다. 다소 수평적이고 밋밋한 색감의 현실 세계와 수직적이고 화려한 조명과 생기 넘치는 컬러로 죽은 자들의 세상을 대조시켜놓은 영화의 배경은 이야기 속에 관객들이 더욱 녹아들게 만든다.
딸 하나를 낳고 노래하고 춤추며 행복하게 살던 가족, 하지만 아빤 온 세상에 노래를 들려주고 싶어 가족의 품을 영영 떠난다. 엄마는 딸을 키우기 위해 신발을 만들기 시작했고 그 기술을 딸에게 또 사위에게, 손자들에게 알려주면서 온 집안이 구두 사업을 하게 된다. 그 엄마가 바로 미구엘의 고조모 마마 이멜다(알라나 우바치 Alanna Ubach)이다.
“Music have torn her family apart. But shoes held them all together.”
음악은 가족을 헤어지게 했지만 신발은 가족을 모이게 해줬죠.
하지만 미구엘은 가족들 몰래 증조할머니인 코코 세대의 유명한 배우이자 가수인 에르네스토 델라 크루즈(벤자민 브랫 Benjamin Bratt)처럼 멋진 음악가가 되기를 꿈꾼다. 어느 날 미구엘은 제단(Ofrenda room) 위에 놓인 음식을 먹으려던 개 단테를 말리다가 고조모와 코코 할머니의 사진 액자를 떨어뜨리게 되고 그 사진의 접힌 부분에서 고조부가 들고 있는 기타가 자신의 우상인 에르네스토의 것과 똑같이 생긴 걸 보고 자기 고조부라고 생각하게 된다. 가족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서 자기도 음악가가 될 거라고 선언하지만 미구엘의 할머니인 엘레나는 크게 반대하면서 미구엘의 모조기타까지 부숴버린다. 너무나 화가 난 미구엘은 집을 뛰쳐 나가 자기 마음대로 광장에서 열리는 재능 쇼에 참가하려다 결국 에르네스토의 묘에 있는 기타를 훔치게 되고 ‘죽은 자들의 세상’과 연결되는 저주를 받게 된다. 마침 공동 묘지에서 옛 친척들과의 조우로 이 저주를 풀기 위해 고조모인 이멜다를 만나러 다리를 건너 ‘죽은 자들의 세상’으로 가게 되는데...
이 때 산 자와 죽은 자들의 세상을 연결하는 마리골드 꽃잎으로 만든 다리가 환상적으로 생명력있게 그려졌다. 마리골드(금잔화) 꽃은 멕시코가 원산지로 실제로 멕시코의 ‘죽은 자의 날’ 제단부터 거리까지 연결해 돌아가신 가족들이 집으로 찾아올 수 있도록 뿌리는 꽃이라고 한다. ‘죽은 자의 날’은 멕시코 전통 명절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하다고.
‘죽은 자들의 세상’에서 미구엘은 친척들과 이멜다 고조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결국 음악가가 되겠다는 열의로 자신의 고조부라 여기는 에르네스토에게 저주를 풀어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도망친다. 그 와중에 헥터(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Gael Garcia Bernal)를 만나 에르네스토를 찾아갈 방법을 찾게 된다. 헥터는 자신의 사진을 미구엘이 이승으로 가져가 기억해주길 바라는데 결국 둘 사이에 문제가 생겨 헤어지게 되고 미구엘은 자신이 동경하던 에르네스토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뒤따라온 헥터와 에르네스토가 맞닥드리면서 살아 생전에 둘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미구엘이 알게 되는데…
♪ What color is the sky? Ay mi amor, ay mi amor ♪
♪ You tell me that it’s red Ay mi amor, ay mi amor ♪
♪ Where should I put my shoes? Ay mi amor, ay mi amor ♪
♪ You say “put them on your head!” Ay mi amor, ay mi amor ♪
♪ You make me un poco loco un poquititito loco ♪
♪ The way you keep me guessing ♪
♪ I'm nodding and I'm yesing ♪
♪ I'll count it as a blessing ♪
♪ That I'm only un poco loco ♪
♪ The loco that you make me ♪
♪ It is just un poco crazy ♪
♪ The sense that you're not making ♪
♪ The liberties you're taking ♪
♪ Leaves my cabeza shaking ♪
♪ You are just un poco loco ♪
♪ Un poquiti-ti-ti-ti-ti-ti-ti-ti ti-ti-ti-ti-to loco! ♪
저 하늘의 색깔을 물으면 내 사랑, 내 사랑
그댄 빨간색이라고 하네 내 사랑, 내 사랑
구두를 어떻게 할까 물으면 내 사랑, 내 사랑
그댄 머리에 쓰라고 하네 내 사랑, 내 사랑
그대 때문에 난 미쳐가고 있다네
어쩔 줄 몰라 눈치만 살핀다네
어쩌면 다행일지도 몰라
내가 제 정신이 아니라는게!
당신 때문에 난 미칠 것만 같아
알 수 없는 그대
늘 제멋대로지
날 늘 헷갈리게 하는 그대는 제 정신이 아냐
그대는 정말 정말 정말 제 정신이 아냐
미구엘과 헥터의 환상호흡을 보여줬던 저 노래의 무대는 이 영화에서 이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살짝 힌트를 주는 장면이라는 걸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알게됐다. 만난지 얼마 안 된 두 사람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것도 미구엘의 첫 데뷔 무대에서 몇 번이나 맞춰서 연습해본 사람들처럼 춤과 노래를 멋드러지게 잘 맞춰 보이더니 말이다. 영화 말미에서 마침내 살아돌아온 미구엘이 코코 증조할머니 옆에서 마음속 간절함에 떨리는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 ‘Remember Me’는 이 영화의 주제를 그대로 담고 있다.
Remember me
Though I have to say good bye
Remember me
Don't let it make you cry
For even if I'm far away,
I hold you in my heart
I sing a secret song to you
Each night we are apart
Remember me
Though I have to travel far
Remember me
Each time you hear a sad guitar
Know that I'm with you
The only way that I can be
Until you're in my arms again
Remember me
날 기억해줘
난 떠나야만 하지만
날 기억해줘
이것 때문에 울지 말아줘
왜냐하면 내가 멀리 있다고 해도,
난 널 나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으니까
난 너에게 비밀의 노래를 부르네
우리가 떨어져 있는 밤마다
날 기억해줘
내가 비록 멀리 떠나야만 하지만
날 기억해줘
슬픈 기타 소리를 들을 때마다
내가 너와 함께 있다는 걸 알아줘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네가 다시 내 품에 안길 때까지
날 기억해줘
이 영화를 연출한 리 언크리치 감독은 <코코>의 뿌리가 음악에 있다고 말한다. “음악이 영화를 이끌어간다. 음악을 꿈꾸는 사람, 음악을 하는 사람, 음악을 철저히 거부하는 사람이 모두 <코코>에 있다”며 영화의 다양한 캐릭터를 하나로 묶어주는 공통분모가 음악이라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영화 전반의 분위기를 조율하고 주제를 이끄는 음악을 위해 멕시코 전통 음악에 충실하면서도 새로운 사운드를 믹스해, 관객들이 실제로 <코코>의 배경인 산타 세실리아에 방문하고 죽은 자들의 세상에 다녀온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한 번도 상상한 적 없는 세계의 경이로운 비주얼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스토리, 개성 넘치는 다양한 캐릭터의 활약, 그리고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음악까지 <코코>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매력을 갖추고 상상 이상의 세상을 관객들에게 펼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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