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페르디난드(2017)를 보고

Posted by Gloria Ming
2018. 4. 15. 01:30 비건모토 아힘사를 담은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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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SNS에서 좋아요한 페이지들의 주제들이다. 애니메이션 <페르디난도 Ferdinando(2017)>도 개봉 전 SNS에서 알게 됐다. 그런데 이 만화영화의 원작이 타임(TIME)지 선정 “역대 최고의 동화 100, 아마존 선정 “어린 시절 꼭 읽어야 할 전 세계 동화 100”으로 꼽힌 [꽃을 좋아하는 소 페르디난드]라는 사실은 한참 후에야 알았다. 제작은 <리오>,<아이스에이지> 시리즈 등의 전작들을 통해 전 세계를 웃음과 감동으로 사로잡았다는 블루 스카이 스튜디오이다. 사실 두 영화 모두 동물애니라는 내가 선호하는 키워드에 해당하는 콘텐츠임에도 줄거리나 그림 스타일이 내 개취는 아니라서 찾아 보지 않았었다. 그래서 제작사 이름이 내겐 좀 낯설다.


 

싸움소 훈련장에서 태어났지만 이미 어릴 적부터 꽃을 사랑하고 싸움을 좋아하지 않았던 소 페르디난드는 최고의 투우로 뽑혀간 아버지가 돌아오지 못하자 슬픔에 겨워 소농장에서 뛰쳐나가게 된다. 다행히 사랑스러운 소녀 니나를 만나 아름다운 꽃이 흐드러진 집에서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란다. 사람들이 괴물로 오해할 정도로 거대한 몸집을 가졌지만 여전히 따뜻한 마음을 가진 꽃을 사랑하는 소 페르디난드는 니나가 위험하다며 오지 말라고 했던 꽃 축제에 가고 다시 곤경에 빠지게 된다. 결국 다시 싸움소 훈련장으로 돌아오게된 페르디난드는 거기서 만난 수다쟁이 염소와 탈출하려다 투우장에서는 그 어떤 소도 살아돌아올 수 없단 사실을 알게 되어 다시 다른 훈련장에 있는 친구들을 구하러 간다. 깨방정 고슴도치 삼남매의 도움을 받아 마침내 훈련장의 소 친구들을 모두 설득해 탈출하는데 도중에 도살장으로 끌려갔던 용맹이와 꽃미남친구들까지 구해낸다.

 

이 때, 투우로서의 상징인 뿌리를 잃고 낙심해 살고싶지 않았던 용맹이를 페르디난드가 설득하며 한 말이 참 감동스럽다.

-모르겠냐? 날 봐 난 이미 끝났어.

-그래, 네가 그랬었지. ‘못 싸우면 고깃덩어리 된다

-그래.

-그런 생각을 버려. 뿔이 네 전부가 아냐. 같이 가자.

-염소랑 꽃 냄새나 맡으며 놀라고?

-그건 내 가 할 테니까 넌 네 뜻대로 살아. 자신을 포기하진 마

-꽃미남이다! 용맹아, 가자

-꺼져

-난 네가 파이터인 줄 알았는데. 내 착각이었네

 

- Don’t you get it? Look at me! I’m already done.

- Oh, sure. That makes total sense. You’re either a fighter or you’re meat, right?

-That’s right.

-It doesn’t have to be that way. You’re more than just a set of horns. Come with us.

-So I can... sniff flowers and pal around with goats?

-No, that’s my thing. You can live your own life now. But not if you give up.

-It’s Guapo! Valiente, Come on!

-Go away.

-Wow. I thought you were a fighter. I guess I was wrong.

 

복잡한 도심 속에서도 잘 도망치다가 친구들을 먼저 기차로 떠나보내고 그들을 쫓아온 사람들과 맞서다가 페르디난드는 결국 투우장으로 끌려가게 된다. 그러나 자신을 공격하는 사람들과 투우사에 끝까지 맞서지 않았던 페르디난드는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되고 황소를 살려줘요! Let him live!”라고 외치게 만든다. 페르디난드의 사랑이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던 사랑을 일깨웠던 것이다.

 

애니메이션이지만 니나와 아빠가 살던 농장, 그리고 싸움소들이 도망치던 도심을 너무나 생생하게 잘 그려냈던데 영화 정보를 찾아보니 농장의 풍경은 스페인 말라가 주에 위치한 도시 ‘론다’, 현대적인 도시는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를 참고해 살려낸 배경이란다.

 

만화의 메인 테마곡 ‘HOME’ 미국 최고의 스타 조나스(Nick Jonas) 작사, 작곡, 가창까지 맡으며 영화에 남다른 애정을 보인 곡이다. 조나스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사랑받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에 대해 생각하며 만든 노래다. 나는 그 장소가 집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주제곡 HOME의 특별한 탄생 배경을 전했다.

 

Always out of place, I knew I needed something new for me

I never kenw just what that was, yeah

Finding something safe was just like trying to catch a bird in flight

I knew that I would never touch

 

Shedding all that insecurity, I kind of found a new me

I’m OK with how that feels, yeah

Being me was hard enough so being someone else was too much

All I want is something real

 

[Chorus]

But now I won’t let go

‘Cause I’m happy to call this HOME

No more running

I’m good knowing that I belong

(Happy to call this) HOME

I got loving inside this island

Don’t care who knows it

(Happy to call this) HOME

 

항상 겉돌았지, 내게 뭔가 새로운 필요하다는 알아

그게 뭔지도 몰랐어,

안전한 곳을 찾아 다니는 날고있는 새를 잡으려는 것과 같았어

닿지 않을 거라는 알고 있었지

 

모든 불안감을 떨쳐버리고 새로운 나를 발견했어

이런 느낌 괜찮은

나답게 사는 것도 힘들었어 다른 이가 되는 것도 지쳤고

내가 원하는 진짜가 되는 거야

 

하지만 이제 놓지 않아

행복한 곳을 찾았거든, 집말이야

이상 달아나지 않아

내가 속한 알게 돼서 좋아

부를 있어서 기뻐, 집이라고

안에서 사랑받고 있어

누가 알든 상관없어

 


투우_ 영어로는 bullfighting이라고 한다. 특히 에스파냐(스페인)에서 발달하였고, 국기()로 되어 있다. 에스파냐에 투우를 전한 것은 무어인()이라고 하며, 17세기 말경까지에는 전적으로 궁정()의 오락거리로 귀족들 사이에 성행했는데, 18세기 초 부르봉 왕조() 시대에 이르러 현재와 같이 일반 군중들 앞에서 구경거리로 행해졌다고 한다. 투우사의 개조()는 에스파냐 남부 출신인 프란시스코 로메로라고 하며, 지금도 에스파냐의 투우사 중에는 에스파냐 남부 출신이 많다고 한다. 그리고 한국의 소싸움은 8·15해방 전까지 거의 전국적으로 행해진 연례적인 놀이이다. 소싸움은 주로 추석() 무렵에 행해졌다. "정월 씨름, 팔월 소싸움"이라는 경북 청도 지역의 향언()은 이를 말해준다. 추석 무렵은 벼농사가 끝나, 농민들이 비교적 여유가 있는 농한기이다. 이 기간 중에 직접 농업생산에 종사한 일꾼들이 주도한 놀이가 바로 소싸움이었다고.


그런데 이런 투우를 실제로 보고 온 한 칼럼니스트(시빅뉴스 박기철 분)는 '문화의 다양성을 넘어 문화의 온전성'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웬지 스페인 하면 투우장을 꼭 가보아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평소에 투우가 어떤 것인지 가보고 싶기도 했다. 관광객을 위한 투우로 전락했다고 해도 큰 맘 먹고 가서 보았다. 가장 윗자리 3층에 햇빛이 안들어오는 좌석에 자리잡으니 투우장에 온 것이 실감났다. 팡파레가 울리며 뭔가 저들의 의식이 끝나더니 검정 숫소 한 마리가 영문도 모르겠다는 듯이 둥그런 경기장 안으로 들어왔다. 들어오기 전에 24시간 동안 껌껌한 곳에 있다 갑자기 밝은 곳에 오니 눈이 부셔 앞이 잘 안보이는 상태란다. 보조 투우사들이 흔들어 대며 유인하는 붉은 망토만 보인단다. 그러더니 말탄 투우사(picador)가 긴 창으로 소의 등을 두 번나 찌르고 후비며 퇴장했다. 이제 세 명의 투우사(banderillero)들이 차례대로 쌍작살을 소 등에 여섯 개나 꼽았다. 마지막으로 펜싱 칼 비슷한 것을 들고 나온 투우사(matador)가 소를 이리저리 묘기를 부리며 유인하다 결정적 순간에 소 정수리에 칼을 꼽았다. 이 걸 멋지게 잘하며 소를 쓰러트려야 스타급 투우사가 된단다. 상대를 공격하려는 검은 속셈을 숨기고 터무늬없는 소문을 퍼뜨리는 흑색선전인 마타도어는 바로 칼을 붉은 망토 뒤에 숨기며 소를 유린(蹂躪)하는 마타도어에서 온 낱말이다. 한 번에 안되면 두 번 세 번 시도하며 결국 소는 온 몸이 피 범벅이 되고 입에 붉은 피를 쏟으며 쓰러졌다. 이 때 더 빨리 숨을 끊게 하려고 작은 칼을 소의 머리에 찔러 넣더니 소는 숨을 거두었다. 중간중간마다 스페인 사람들은 흰 손수건을 흔들고 손을 입에 넣어 휘파람을 불며 큰 소리 치며 환호했다. 도무지 뭐가 그리 좋다고 그러는지 속을 모르겠다. 이제 죽은 소를 말 세 마리가 질질 끌고 가더니 바닥에 쏟은 소의 피자국을 빗자루로 뭉그러뜨리며 없앴다. 투우장에서 도살된 소는 도축되어 고기로 팔리는데 고기로 사육되지 않은 수소이기에 고기맛이 질기니 맛은 별로 없단다."



투우를 관찰하고나서 실감나게 묘사한 칼럼니스트는 마지막에 동물에 대해 그동안 인간이 가졌던 생각과 행동을 이젠 전반적으로 온전하게 전환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한다. 지난 해 9월16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동물애호당 PACMA(Partido Animalista Contra el Maltrato Animal)에서 주최한 투우 금지를 포함하여, 일반적인 동물 복지법을 만드는데 정치적 결단을 요구하는 수천 명의 군중 시위가 있었다. 마드리드 중심인 태양문광장(Puerta del Sol)에 모인 이들은 동물학대에 대한 2년 이하의 징역 처벌 형법과 죽을 때까지 싸우는 황소에 대한 학대 놀음인 투우도 폐지와 함께 같은 형법이 적용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여기엔 배우들과 작가 등 유명 인사들도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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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만큼 러블리한 꽃을 사랑하는 소블리 페르디난드의 이야기는 영화 옥자 대체로 닮아있다. ‘옥자 옥자의 사람친구 미자가 이야기를 끌어가며 그려낸 축산돼지의 이야기라면 페르디난드 투우의 운명으로 태어났던 페르디난드 자신이 운명을 개척해가는 과정을 풀어낸 이야기라고 있다. 영화 모두 가축동물에 대한 잔인한 실상을 묘사하면서 동시에 너무 무겁지 않게 유머를 적절히 섞어낸, 그래서 가족들이 모두 공감하며 있게 만든 수작이다. 영화가 단순한 가상의 이야기가 아닌 현실에 실제로 존재하는 페르디난드 옥자 인간에게 호소하는 이야기란 많은 사람들이 깨닫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